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허투루 살지 말기

절망이 나락으로 바뀌면 끝없이 아래로 추락한다. 나락은 지옥을 뜻하는 불교식 용어로 밑이 없는 구멍이다. 나락은 산스크리트어인 “나라카(Naraka)”에서 유래했는데 불교의 여러 지옥 중 하나다. 죄를 짓고 심하게 괴로운 세계에 태어난 중생이나 그런 중생이 사는 곳으로 철위산의 바깥 변두리 어두운 곳에 있다고 한다.   나락은 벗어나기 어려운 절망적인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다. ‘나락(奈落)으로 떨어졌다’는 표현은 절망적이고 극한 상황에 처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절망이 생을 나락으로 몰고가도 밧줄을 부둥켜 잡고 있으면 밑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아둥바둥 부대끼며 살아도 포기하지 않는 용기, 오늘을 버티면 내일이 올 것이란 믿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으면 고난의 끝이 보인다.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도 살기로 작정하면 살아남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지푸라기 잡을 힘이 있는 한 어떤 불행과 고통도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치 못한다. 체념하지 않고 운명에 순응하지 않으면 살아 남는다.   기적은 매일 일어난다. 살아 있는 모든 것, 마주하는 사람들의 정겨운 눈망울, 드라이브에 산더미처럼 쌓인 눈을 치워주는 다정한 이웃,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순간들은 작은 기적의 징표다.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 나타난다. 크고 위대한 업적이 아니라 살뜰하고 정겨운 만남으로 매일 일어난다.   ‘허투루 살지 않기’가 새해 좌우명이다. 아무렇게나 되는 데로 살지 않기로 한다. 인생 후반부에는 바겐세일을 기다릴 시간 없다. 사는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덧셈보다 뺄셈을 잘 하는 것이 인생을 수월하게 만든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것은 바보짓이다. 서두르지 말고 주저하지 않고 말 할 수 있을 때 ‘사랑한다’ 고백하고, 형편 될 때 가족 친구 이웃들과 밥 한끼 나눠 먹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다. 자식에게 재산 줄 생각 말고, 나를 위해 시간과 정력을 투자하고,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 만들어 실행에 옮기는 것이 정답이다.   그동안 잊었거나 미뤄왔던 하고 싶었던 것들을 차근차근 메모지에 적는다. 겨울학기에 컴퓨터 클래스와 영작문법에 수강 신청을 했다. 젊은 애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공부하면 사그러지는 청춘과 열정이 다시 용솟음칠지 모른다.   미국 국민화가 그랜마 모지스는 78세에 그림그리기를 시작해 1600여점을 그리고 250점은 100세가 넘어 완성했다. 내게도 충분히 도전 할 시간이 남아 있다.   외국에 오래 살면 한국어도 아리송하고 영어도 잘 못해 외계인 취급 받는다. 무식이 유식을 이긴다. 세월이 가면 유식도 무식의 반열에 오른다. 모르면 밀린다. 자식에게 밀리고 나이 때문에 밀린다. 미룰 시간의 여유가 없다.   허투루 살면 뒤죽박죽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산다. ‘허투루란 ‘남을 속이기 위하여 거짓으로 꾸미는 겉치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진실을 드러내지 않고 겉으로 꾸며, 상대를 속이는 뜻으로 사용된다.   세상 모든 사람을 속여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다. 살면서 제일 슬픈 일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냉장고에 남은 음식은 먹기 싫으면 과감하게 버리고, 하기 싫은 일은 안 하고, 만나고 싶지 않는 사람과는 작별하고, 나를 위해 꼭 하고 싶은 일에 올인하며, 푸른 뱀띠 해를 싱그럽게 시작할 작정을 한다. (Q7 Editions 대표)   이기희이기희 하늘 불교식 용어 인생 후반부 눈망울 드라이브

2025-01-07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